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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의 이슬람 :: 2009/04/29 17:59

[아시아 네트워크_reding asia]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도서정보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지음 | 구정은 옮김 | 339쪽 | 값 16,000원

아시아네트워크| 편집_  이현주


차 례

인도네시아 개관

저자의 말


1장 꾸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2장 국가는 바보인가

3장 약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옮긴이의 말


간단 소개


이슬람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함께 다가오는 우리가 몰랐던 이슬람
인도네시아의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율리아 수리야쿠수마의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사는 인도네시아를 무대로 사회 지배 권력인 종교 이슬람과 소수 엘리트의 본 모습, 무슬림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이슬람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그 모습은 때로 우리의 선입견과 일치하지만 전혀 새로운, 뜻밖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세상의 정의를 올바로 세우겠다며 폭탄 테러로 202명을 살해한 이슬람 무장조직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이슬람이 모태 신앙이지만 히잡(질밥)을 쓰는 것이 신과 우리를 가깝게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냐고 반문하는 여성 무슬림이 있다. 하루 다섯 차례의 기도와 《꾸란》 읽기에 충실하지만 첫 아내 몰래 두 번째 아내를 얻는 ‘평범한’ 무슬림 가장과 관용과 평화의 이슬람 교리에 끌려 개종하고 그 정신을 직접 실천하는 비정부 무슬림 조직을 만든 사람도 있다. 이들은 모두 이슬람의 각기 다른 얼굴들이다.

특히, 저자는 중산층의 여성 지식인과 가부장 사회의 여성, 이슬람을 모태 신앙으로 갖고 있으면서 서구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여러 겹의 정체성 덕에 이슬람 안에서 외부를 향해, 또 외부의 시선으로 이슬람 내부의 문제를 해석하며 균형 있는 목소리를 낸다. 저자는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맹목적인 비난, 이슬람을 명분 삼아 국민을 억압하는 국가 권력, 그리고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은 모두 이슬람을 폭력의 종교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무지에서 비롯된 두려움을 폭력으로 잊으려 하고 자신의 신념만이 유일한 진리라고 외치며 타인을 핍박하는데, 그 과정에서 괴로움을 겪는 것은 여성이나 빈민, 소수자 같은 사회적 약자다. 저자는 말한다.《꾸란》의 이름으로 여성과 이교도, 성적 소수자를 억압하고, 불합리한 정치 관행을 용인하는 행위는 《꾸란》의 본뜻과 어긋난다고 말이다.

책 속으로

 

무슬림이 라마단 한 달을 굶는 까닭

 ‘전투’의 의미를 지닌 사움은 알라께 순종하고 은총에 감사함을 표시하고자 내 안에 있는 욕망과 싸우는 정신적 훈련이자 실천이다. 아울러 가난하고 소외당하는 이들과 고통을 함께함으로써 무슬림의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사회적 훈련이기도 하다.  p. 35


(금식월 라마단이 끝났음을 축하하고 이슬람력의 새해를 맞는) 르바란 축제일이 되면 여유 있는 집들은 요리를 넘치도록 차려 놓고 손님, 친구, 친척들을 맞는다. (중략) 식사를 대접하는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굶은 너에게 고칼로리, 고지방, 고당분으로 보답하겠노라.”
여기 어디에 영적인 수련과 성장이 있단 말인가? 낮 동안 끼니를 거르는 대신 새벽에 잘 차린 음식을 먹고 저녁에 화려한 만찬을 즐기는 것은 탐욕과 지나침의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내가 보기에 요즘 들어 르바란은 서양의 크리스마스처럼 점점 더 상업화되고 있다. 신앙이 아니라 종교에 따르는 의례 그 자체가 르바란의 목적처럼 보일 때도 많다. (중략) 르바란과 관련된 좋은 전통들, 예를 들면 이슬람의 5대 의무 가운데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희사금 자캇이 과연 순수한지도 한번 짚어보자. 요즘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사업 상대에게 ‘르바란 꾸러미’라며 선물 보내기가 관행이 되고 있다.  p. 32-33


다름은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하려는 신의 축복이다

우리가 힘들게 일궈낸 민주화가 더 큰 분열과 종교, 민족 분쟁으로 귀결된 현실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이다.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애쓰는 대신, 신이 주신 다름을 이유 삼아 증오와 분열을 키우고 있다. 종교는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바탕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p. 97

무엇보다 (성적 소수자들과 함께한 ‘젠더, 섹슈얼리티와 국가’라는) 강좌에 참여하면서 ‘다름’을 관용으로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 신이 주신 선물로 여겨 축복해야 한다는 《꾸란》의 가르침을 새삼 돌이켜보게 되었다. 우리가 이상적으로는 ‘서로 다름 가운데 하나 됨’을 이루어야 한다고 소리 높여왔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 동안 점점 더 분열되어왔다는 사실, 특히 도덕과 종교를 앞세우면서 더욱 편협해져왔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꾸란》은 이렇게 말하면서 사람들의 언어와 피부색이 다양하다는 것을 신이 내려준 경이로움으로 찬양하고 있다.

천지와 갖가지 언어와 피부의 빛깔을 창조한 것은 알라의 징표다. 진실로 그 가운데는 지식 있는 자에의 징표가 있다.
- 《꾸란》 30장 22절

심지어 이렇게도 말한다.

아, 믿는 자들이여, 우리는 너희를 남녀로 나누어 창조하였다. 너희들을 부족과 종족으로 나누었는데, 이것은 너희들 서로가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너희들 중의 가장 존귀한 자는 보다 알라를 공경하는 자이니라. 알라께서는 전지하시고 통찰하신 분이다.
- 《꾸란》49장 13절

(중략)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애쓰는 대신, 신이 주신 다름을 이유 삼아 증오와 분열을 키우고 있다. 종교를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바탕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p. 96-97

경건한(?) 남자들은 섹시한 여성이 무섭다

- 다른 모든 사회적 계약과 마찬가지로, 성별에 마땅한 일이 무엇인지도 협정처럼 굳어져 있다. 그 가운데서 우리를 가장 먼저 규정짓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별, 섹스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별에 마땅한 일을 정하는 것은 생물학적 근거라기보다 권력을 쥔 사람들과 정치적 역학관계다.   p. 86

인도네시아에는 지금도 여성들을 물리적으로 남성들과 격리시키는 풍습이 남아 있고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은 가혹한 이슬람 지역규칙 프르다를 적용해 여성의 활동을 제한한다. 여성들은 이러한 억압 밑에서 숨 죽인 채 통제, 지배, 학대를 통해 착취당해 왔다. 남성들은, 성인 여성뿐 아니라 어린 여자 아이들까지 강간, 근친상간, 성희롱, 구타, 성매매 대상을 삼아 성적 쾌락과 경제적 이익을 챙겨왔다. 세계의 거의 모든 문화를 지배하는 가부장적 종교에는 이런 위선이 널리 퍼져 있다. (중략)
도덕성은 사람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지, 신앙 깊고 정숙한 옷차림을 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지 않는다. 우리는 성적 유혹뿐 아니라 다양한 유혹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유혹을 이기는 방법은 스스로 도덕성을 단련하는 길뿐이다.
아부 바카르의 주장은 그와 그 추종자들이 지저분한 마음을 지녔고, 신앙심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래서 총으로 다른 이들을 개종시키려 드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신앙은 진실하지 않다.  p. 80-81

인도네시아는 민주주의 사회이니 당연히 소수집단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게다. 하지만 종교적, 민족적 소수집단뿐 아니라 성적 소수집단도 권리를 똑같이 보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이들이 많다. 인구의 2퍼센트를 차지하는 중국계 소수민족의 권리가 마땅히 인정되어야 하듯이, 그보다 많은 동성애자의 권리에 눈 감아서는 안 된다. 다수파가 소수파를 어떻게 대접하는가는 그 사회가 정의로운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p. 283

책 만든 이


 _지은이 :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Julia Suryakusuma)

인도네시아의 사회학자. 여성학자. 저널리스트. 사회평론가. 인도네시아대학(University of Indonesia)에서 심리학을, 런던 시티대학(City University)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헤이그 사회학연구원(Institute of Social Studies)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외교관인 부모를 따라 여러 나라에서 살며 공부했지만 평생 모태 신앙 무슬림으로 살아왔다. 본격적인 작가로 활약한 1979년부터 2003년까지 발표했던 글에서 가려 뽑은 《성, 권력 그리고 국가(Sex, Power and Nation: An Anthology of Writing 1979-2003)》를 펴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정당 연감(Almanac of Indonesian Political Parties)》(1999), 《인도네시아 의회 가이드(Indonesian Parliament Guide)》(2001) 등을 편찬했다. 율리아는 스스로 여성학자, 사회과학자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운동가로 오해하곤 한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유력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 인도네시아 언론자유투쟁의 상징인 주간 시사지 <템포> 등에 글을 쓰면서 세계 곳곳의 초청을 받아 종교, 제도, 관습, 법이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억압하고 차별하는 권력이 되는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_옮긴이 : 구정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문화일보를 거쳐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2년 사담 후세인 체제하의 이라크를 취재했고,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현지 취재했다. 아프리카, 토고, 가나,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서 난민 문제와 기후변화 등을 취재했다. 중동,아프리카 등 흔히 서방의 변두리 정도로 취급해온 지역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이슈를 보는 시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특히 자본,노동의 이동으로 빚어지는 세계적인 흐름과 난민,인권,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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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진실 폭로한 펜을 든 전사들 :: 2008/08/05 15:32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아시아네트워크, 324쪽, 1만6000원

  뉴스가 뉴스 대접을 못 받는 시대다. 정보는 넘쳐나고 인터넷은 어린 아이도 뉴스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매체간 이념 대결, 왜곡 보도 공방이 계속되면서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친 지 오래다. 그런데도 이 책이 ‘더 뉴스’라는 발칙한 제목을 단 건 일단 뭔가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은 이름값을 한다. 네팔·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처럼 가깝지만 우리가 그다지 아는 것 없는 나라에서 단내 나게 뛰어다녔던 9명 기자들의 특종기다. 이들의 펜은 부패한 대통령을 뒷문을 통해 도망치게 만들었고(필리핀), 1만5000명을 죽음으로 빠뜨린 독가스 누출 사건을 예지하고 경고했다(인도).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2년간 감옥에서 지내면서도 배짱 좋게 유명 죄수 인터뷰 등 각종 특종을 터뜨린 기자(인도네시아), 엽기적인 왕세자 총기난사 사건으로 혼돈에 빠진 국가에서 유일하게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고 ‘확인한 사실’을 전한 소신 있는 기자(네팔)도 등장한다. 이들이 전한 뉴스는 들인 노력과 파장에서 가히 오늘날 마구 쏟아지는 뉴스들과 격이 다르다.


그렇다고 읽기 민망한 자화자찬은 아니다. 이들의 고생담과 취재 뒷얘기 속에는 아시아의 현재가 팔딱거리며 살아 있다. 예를 들면 1998년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프 에스트라다는 부패한 지도자의 전형이다. 취임식에서 “대통령직은 일생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퍼포먼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이 전직 영화배우는 모델·스튜어디스 등 여성 4명과 무절제한 관계를 맺고 이들을 위한 웅장한 맨션을 여럿 지었다. 미니극장·헬스클럽·미용실 등이 들어간 저택을 짓는 비용은 불법 도박업자들에게 끌어 모은 뇌물로 충당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라는 로빈 후드 이미지를 고수했다. 진실을 폭로한 것은 ‘펜을 든 여전사들’로 알려진 PCIJ(필리핀탐사저널리즘센터)였다. 여성 기자 4명은 아무도 감히 못할 때 대통령과 가족 명의 회사, 각종 금융 기록과 토지대장 등을 파헤쳤다. 이들의 보도에 국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대통령은 물러난다.


이뿐 아니다. 눈길 주는 이 없어도 혼자 북치고 당구 치며 8면짜리 신문을 만들어 자전거에 싣고 돌리던 인도의 ‘촌놈 기자’가 어떻게 뉴욕타임스가 도와달라 구애하는 대상이 됐는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뉴욕타임스가 그를 이용할 만큼 이용하고 무시하는 모습에는 서구에 당하는 아시아가 교차된다. 킬링필드로 유명한 폴 포트에 접근하기 위해 2개월 반 동안 걸어서 1000㎞를 따라다닌 기자의 집념에는 베트남 침략군에 맞서는 캄보디아가 녹아있다.

서구 기자의 기사로는 알 수 없던 오사마 빈 라덴의 다른 면모도 본다. “난 아내가 3명인데 아이들이 몇 인지는 잊어버렸다”는 농담이나 “백만장자가 맞느냐”는 질문에 재산 규모를 밝히는 대신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나는 여기(마음)가 가니(아랍어로 부자)다”라고 말하는 화법 등이 그렇다.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서까지 아시아 매체보다 뉴욕타임스라는 휘황찬란한 이름을 더 믿었던 이들이라면 찔리는 게 많을 책이다. 마음 깊숙이 내재돼있던 서구중심주의와 아시아 경시가 까발려지는 느낌이다. 단지 뒤떨어진 국가이기 때문에 나오는 뉴스가 아니라, 인류 본연의 과오에 대한 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또 다른 ‘촌놈 기자’가 ‘더 뉴스’를 만들고 있다.

중앙일보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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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 :: 2008/07/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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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 오귀환 역 | 324쪽 | 16,000원 |

Ⅰ. 소개
<더 뉴스(The News)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9>는 아시아 현대사 주요 사건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아시아 기자들을 통해 읽는다.
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을 취임 2년 반 만에 쫓아낸 필리핀 피플파워Ⅱ, 238년 이어온 네팔 군주제를 지난 역사로 만든 왕세자 왕실 참살사건, ‘선진국’기업들의 위험‧공해 사업장 개도국 이전이 지닌 위험을 일깨우는 인도 보팔 참사의 전말과 현재, 아프가니스탄 산악 기지에서 만난 미국 정보국 일급 수배자 오사마 빈 라덴이 스스로 밝히는 그가 싸우는 이유, 199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북한 핵 카드 전략의 배경과 본질 등, <더 뉴스(The News)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9>는 현재 아시아를 움직이는 핵심요소를 품은 아시아 뉴스의 현장을 찾아간다.

사건 당시 현장을 취재한 기자이자 사건 당사자였던 이 책의 저자 9명은 <BBC> <ABC News> <CNN> <뉴욕타임즈>같은 서구 언론을 통해서는 알 수 없던 새로운 정보와 사실 즉 ‘NEWS’를 전하고 있다. 피플파워Ⅱ 바닥에는 부패한 보수정권과 무능한 민주정부 양쪽에 지친 시민들의 좌절과 혐오가 있었고, 15,000명을 죽인 보팔참사에는 사건 발생 2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는 ‘선진국’기업과 정부의 시민 경시가 있었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를 떠받치는 것은 약탈ㆍ추방ㆍ모욕당해온 무슬림들의 분노와 좌절이며, 폴 포트가 뒤집어 쓴 킬링필드 범죄의 절반은 당시 미 국무부 장관 키신저가 먼저 저질렀다는 사실들을 서방 언론에서는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를, 아시아의 뉴스를 우리 밖의 시각, 우리 아닌 사람들의 가슴에 맡겨왔’던 탓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구중심주의’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대신 ‘아시아중심주의’를 옮겨 심겠다는 뜻이 전혀 없다. 그런 것들이 독선적인 사관을 만든 주범들이고 세계 시민사회를 망친 주역들이라 믿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아시아의 언론 현실과 그 현장을 뛰는 기자들의 모습을 정직하게 보여주면서 독자들과 함께 아시아를 고민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시아 뉴스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아시아 기자들의 꿈과 울림을” 나누고 싶다.

II. 목차
1장.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다
1. 피플파워에 쫓겨난 로빈후드 대통령_필리핀
2. 네팔 왕세자, 왕실을 쏘다_네팔
3. 독가스, 도시를 뒤덮다_인도

2장. 뉴스 인물을 만나다
1. 오사마 빈 라덴이 당신에게 안부를 전합니다_아프가니스탄
2. 살인마 혹은 혁명가 폴 포트를 좇다_캄보디아
3. 갈림길에 선 김일성-북한

3장. 아시아의 뉴스, 아시아의 기자
1. 단지 뉴스를 전하려는 욕망 때문에_팔레스타인ㆍ이스라엘
2. 태국에서 임금님 문제를 말하는 방법_태국
3. 군부독재가 주춤하니 재벌권력이 밀려온다_인도네시아

IV. 내용 엿보기
1장.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다
1. 피플파워에 쫓겨난 로빈후드 대통령_필리핀

 19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피플파워에 밀려 쫓겨나고 반독재투쟁의 상징 코라손 아키노가 ‘민주 필리핀’ 새 대통령이 된다. 이후 십여 년 동안 ‘민주 정부’의 무능과,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를 해온 ‘전통적 정치인’의 부패‧위선, 양쪽 모두에 지친 필리핀 시민들에게 영화배우 출신 비주류 정치인 조지프 에스트라다는 신선했다. 영화가 만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라는 이미지를 앞세운 에스트라다는 1998년 압도적 표차로 필리핀 13대 대통령이 된다.

 취임 1년이 채 못 되어 대통령의 부패와 방탕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여기자 4명이 꾸린 독립 탐사보도 기자 조직 PCIJ도 활동을 시작한다. PCIJ는 대통령과 그 가족들의 불법 취득자산, 고위공직자 자산신고‧주식처분 법규 위반, 카지노 부정 등등 대통령 탄핵 근거가 되는 헌법위반을 확인한다(25~26쪽). 때맞춘 대통령 측근의 메가톤급 폭로는 필리핀을 뒤흔들고 PCIJ 600일간 추적이 만든 뉴스는 최고의 타이밍을 맞는다.

 PCIJ 취재를 바탕 삼아, 필리핀 하원은 대통령 탄핵을 발의하고 국영 TV는 골든아워에 탄핵심판을 생중계한다(30쪽). 시민의 바람을 거스른 상원 다수파의 대통령 가명계좌 자료공개 거부는 삽시간에 수천 시민들을 거리로 불러 모은다. 사람들은 1986년 마르코스를 쫓아낸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피플파워’ 기념탑 근처 에드사 광장에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었지만, 또한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32쪽).

 그리고 4일 뒤 2001년 1월 20일, 대통령 에스트라다와 그 가족은 뒷문을 통해 대통령궁을 빠져나갔다.
(에스트라다는 필리핀 역사상 체포영장이 발부된 최초 대통령으로 부정축재 관련 혐의 8건으로 기소되어 2007년 9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2007년 10월 25일 대통령 사면을 받아 석방되었다. ‘서민의 친구’ 이미지를 앞세운 에스트라다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여전한 애착은, 소수 귀족가문이 권력과 부를 독점한 필리핀에서 최저 생계비 이하로 살아야 하는 많은 필리핀 국민들의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다. 에스트라다의 아들과 1986년 피플파워로 밀려난 마르코스 대통령의 아들은 현직 상원의원이다.)

 쉐일라와 동료들의 집요했던 추적보도는 다시 에스트라다 탄핵 검사들에게 길잡이 노릇을 하면서 필리핀 역사를 새로 쓰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중략)쉐일라가 이끌어온 PCIJ는 1989년 창설 때부터 부정부패에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며 필리핀 언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1993년 부정을 저질렀던 대법원 판사가 이들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쫓겨날 때쯤에는 이미 필리핀 언론의 상징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여는 글(정문태) 중에서

지은이: 쉐일라 코로넬(Sheila Coronel)
필리핀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1982년 필리핀에서 기자가 되어 <필리핀 파노라마(Philippines Panorama)> <마닐라 크로니클(Manila Chronicle)>에서 일했다. 반아키노정부 쿠데타 기사를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가디언(The Guardian)>에 실었다. 1989년 동료들과 PCIJ를 탐사보도에 집중했고 저널리스트들의 탐사 취재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PCIJ는 군사, 빈곤, 부정부패 등 사회문제를 집중 탐사보도했고, 아시아와 필리핀에서 최고 탐사보도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아시아의 언론 노벨상으로 부르는 Ramon Magsaysay상(2003년)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다. 현재 컬럼비아대학 언론대학원 교수이며 Stabile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책임자다.

2. 네팔 왕세자, 왕실을 쏘다_네팔
 2001년 아름다운 히말라야 왕국 네팔은 혼란스러웠다. 국민들의 힘겨운 삶을 외면한 정당들은 말싸움으로 날을 보내고 군주제에 반대하는 마오이스트들은 곳곳에서 무력혁명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5월 말, 인도 피가 절반 섞인 네팔 유력 정치인의 딸 데비야니 라나와 결혼하려는 왕세자 계획을 국왕부부가 반대한다는 태풍급 소문이 베일 속 네팔 왕가에서 흘러나왔다. 6월 1일, 반드시 결혼 승낙을 받고자 했던 왕세자는 가족들을 왕궁에 초대했다. 저녁 9시 소총, 엽총, 경기관총을 둘러매고 왕실 가족이 모인 방에 들어온 왕세자는 곧바로 국왕을 쏘았고 이어 여동생, 삼촌, 숙모, 어머니, 남동생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57쪽).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겨눈 총 방아쇠를 당겼다.
 6월 2일 오후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국왕과 왕비 사망, 혼수상태인 디펜드라 왕세자 왕위 계승, 왕세자의 삼촌 갸넨드라 섭정이라는 공식발표가 나오자 네팔은 혼란, 충격, 분노에 휩싸였다. 왕세자가 사망하고 갸넨드라가 왕위에 오르며 네팔은 ‘4일 동안 국왕 3명’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59쪽).

 사람들은 인기 없는 갸넨드라를 학살 배후로 믿었고 수도 전역에서 그의 국왕 즉위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저자가 발행‧편집하는 격주간지 <히말>은 ‘확인한 사실들’로 특별판을 낸다. 혼란, 루머, 검열이 판치던 시기에 사람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단순한 진실보다 가장 복잡한 음모론에 쏠렸고 어쨌든 새 국왕 갸넨드라에게 참살 사건 책임이 있다고 믿었다.

 새 국왕 갸넨드라는 2005년 2월 1일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고 절대왕정 복귀를 시도하나 14개월 만에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피플파워에 밀려 의회를 복원시키고 권력 이양을 발표했다(65쪽).

 2001년 참살 사건은 결과적으로 군주제에 대한 전통적 존경심을 앗아갔고, 2008년 네팔은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를 향하고 있다. (2008년 5월 28일 국민이 직접 뽑은 제헌의회는 첫 회기에서 왕정 폐지와 공화국 출범을 결정해 239년간 이어져온 네팔 왕정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7월 21일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네팔국민당(NC)의 람 바란 야다브가, 왕정 폐지를 주도했던 네팔공산당(CPN-M)의 람 라자 프라사드 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이에 네팔공산당은 새 정부 구성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이가 만들었던 ‘제대로 된 신문’의 원칙들은 둘로 갈린 사회로부터 협공당했다. “철지난 왕정독재를 인정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폭력노선을 고집하는 마오이스트를 칭찬해댈 수만도 없었다.”(중략) 그런 쿤다는 세상 모든 언론사들이 하나같이 ‘음모론’을 퍼트리며 마구잡이 떠들어대던 그 ‘왕실학살극(2001년)’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냈다.(중략) 그리고 시민들이 <네팔리 타임스>가 가장 정확하고 정직한 신문임을 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여는 글(정문태) 중에서

지은이: 쿤다 딕시트(Kunda Dixit)
네팔에서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으로 학위를 받았다. BBC, IPS(Inter Press Service)에서 일했다. 1996년 네팔로 돌아가 영어신문 <네팔리 타임스(Nepali Times)>를 창간하고 제 3세계 시각에서 뉴스를 생산․보급하는 <Panos Institute>의 남아시아 지부를 설립해 운영했다. 현재 네팔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네팔어 잡지 <히말 카발파트리카(Himal Khabarpatrika)>와 네팔 최고 영어 잡지 <네팔리 타임즈(Nepali Times)> 발행인이자 편집인이며 카트만두 대학 언론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강의한다. . 1996년 네팔로 돌아가 영어신문 <네팔리 타임스(Nepali Times)>를 창간하고 제 3세계 시각에서 뉴스를 생산․보급하는 <Panos Institute>의 남아시아 지부를 설립해 운영했다. 현재 네팔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네팔어 잡지 <히말 카발파트리카(Himal Khabarpatrika)>와 네팔 최고 영어 잡지 <네팔리 타임즈(Nepali Times)> 발행인이자 편집인이며 카트만두 대학 언론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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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책.따.세 청소년 추천도서 선정 :: 2008/07/10 11:38

책·따·세, 휴가철 청소년 추천도서 33종 선정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책.따.세)'은 9일 청소년들을 위한 올 여름 추천도서 33종을 발표했다. 

올해 추천도서는 인문.사회 8종,문학 12종,과학 5종,예술 8종으로 구성돼 있다.   

<문학> 

◇버스 놓친 날/장 뤽 루시아니 지음/김동찬 옮김/청어람주니어(중1부터)

◇말라깽이와 주름 여왕/글렌 허서 지음/박미낭 옮김/파라주니어(중2부터)

◇나무/이순원 지음/뿔/(중2부터)◇리남행 비행기/김현화 지음,푸른책들(중2부터)

◇지독한 장난/이경화 지음/대교출판(중2부터)

◇열네살의 인턴십/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김주열 옮김/바람의아이들(중3부터)

◇하모니 브러더스/우오즈미 나오코 지음/고향옥 옮김/사계절(중3부터)

◇악기들의 도서관/김중혁 지음/문학동네(고1부터)

◇아이들아,평화를 믿어라/림 하다드 지음/박민희 옮김/아시아네트워크(고2부터)

◇인생/위화 지음/백원담 옮김/푸른숲(고2부터)

◇기꺼이 길을 잃어라/로버트 커슨 지음/김희진 옮김/열음사(고2부터)

◇난설헌,나는 시인이다/윤지강 지음,예담(고3부터) 

<인문.사회> 

◇나의 권리를 말한다/전대원 지음/뜨인돌(중2부터)

◇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박종인 외 지음/시공사(중2부터)

◇반대 개념으로 배우는 어린이 철학/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박창호 옮김/미래아이(중3부터)

◇천천히가 좋아요/쓰지 신이치 지음/이문수 옮김/나무처럼(중3부터)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전진성 지음/휴머니스트(고1부터)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권기봉 지음/알마(고1부터)

◇세계 최고의 여행기-열하일기 상.하/박지원 지음/고미숙 외 옮김/그린비(고1부터)

◇죽음의 밥상/피터 싱어 외 지음/함규진 옮김/산책자(고3부터) 

<과학.예술> 

◇신기한 과학 쇼/Nihonsha 지음/지희정 옮김/보누스(중1부터)

◇한 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한 눈에 반한 서양 미술관/장세현 지음/거인(중1부터)

◇도자기,마음을 담은 그릇/호연 지음/애니북스(중2부터)

◇손 안의 박물관/이광표 지음/효형출판(중2부터)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이용재 지음/멘토(중3부터)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에드윈 애벗 지음/신경희 옮김/경문사(고1부터)

◇숲 속 수의사의 자연 일기/다케타즈 미노루 지음/김창원 옮김/진선(고1부터)

◇다윈,당신 실수한 거야/외르크 치틀라우 지음/박규호 옮김/뜨인돌(고1부터)

◇미술 쟁점/최혜원 지음/아트북스(고1부터)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이호준 지음/다할미디어(고1부터)

◇아프리카 미술기행/편완식 지음/예담(고1부터)

◇파리에서 음악을 만나다/박용수 지음/유비(고2부터)

◇수학의 사생활/조지 G. 슈피로 지음/전대호 옮김/까치글방(고3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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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 2008/06/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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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하다드 지음|박민희 옮김|신국판|332쪽|15,000원


엄마의 전쟁일기 33일!

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마음에 증오를 새기지 마라.

아랍인과 유대인이 친구가 될 수 있고,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어라.
정의롭고 참된 평화를.


정치>외교>동양정치사상>정치사>사회비판

 

▶ 책 소개

<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는 레바논 저널리스트 림 하다드가 전쟁을 취재하는 기자가 아닌, 전쟁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엄마로 겪은 ‘2006년 레바논 전쟁’을 기록한 글이다. 전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에 대한 저자의 깊은 성찰은 우리가 평화의 힘을 믿고 세상을 바꿔가는 여정에 동참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아이로, 어머니로 세 번의 이스라엘 침공과 내전을 겪어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된 전쟁을 바로 보게 하며, ‘이슬람주의’ ‘문명의 충돌’ ‘미국의 중동 정책’ ‘테러리스트’ ‘테러와의 전쟁’ 같은 거창한 말들에 가려진 아랍과 중동분쟁의 다양한 원인과 현실들을, 현장에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려준다.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2명 납치, 8명을 살해를 ‘전쟁 행위’로 규정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33일 동안 약 1,183명의 레바논 사람들이 죽었다.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으로도 불리는 이 전쟁은, 60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중동 분쟁의 핵심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열망과 신념, 이스라엘 사람들의 안전한 조국에 대한 소망, 에너지 패권으로 집약되는 열강들의 지역 지배권 쟁탈전,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팽창정책 등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과 함께 고스란히 전달된다.

원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린 한 나라의 총리가 미국 등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쥔 강대국에게 눈물로 종전을 호소해야 하는 현실은, 21세기 국제질서 속에서 독립국의 조건과 안전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 이 책의 특징

1. 전쟁 희생자들을 뉴스 속 숫자 중 ‘1’이 아닌 소중한 개인으로 기록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죽음과 상처에 대해 지극한 아픔과 죄책감으로 이야기한다.

2. 레바논 전쟁의 중요 국면을 정리된 기술뿐 아니라, 그때 그 장소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전달한다. 전쟁터에 있는 여러 입장의 사람들(팔레스타인 난민,헤즈볼라,평화유지군,피난민,구호단체 요원)과 전쟁을 움직이는 주체들의 발언과 행동이, 바로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다.

3. 레바논 전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레바논 현지 방송 보도, 저자의 직접 경험, 최대 격전지 남부를 취재 중인 저자의 남편(선데이타임즈 기자)이 아내에게 전하는 현장을 통해 CNN, AP, BBC, 뉴욕타임스가 다 보여주지 않은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4. 오랫동안 기독교도와 무슬림이 반목하고 충돌해온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원망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중산층 기독교도인 저자의 헤즈볼라에 대한 감정과 인식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미국와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의 증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5. 원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려 5천 명이 살해되거나 다치고 인구의 25%가 이재민이 된 2006년 레바논 전쟁은, 거창한 명분에 가려진 전쟁의 실상을 다시 보게 하고 강대국의 세계전략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많은 국가들이 처한 평화와 안전의 조건을 묻게 한다.

6. 종파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때론 극단적으로 갈리는 레바논 전쟁, 중동분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담겨 있다. 저자는 레바논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시오니스트의 사연과 많은 기독교도 레바논인들이 원망한 헤즈볼라와도 친구가 되고자 노력한다. 증오와 분노의 뿌리를 밝히는 일이, 복수의 역사를 끝내고 희망과 화해의 기초를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놓지 않고 있다.

▶ 지은이 / 옮긴이

지은이 림 하다드(Leem Haddad)
1969년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내전이 한창이던 열다섯 살에 미국으로 가 메릴랜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내전이 끝난 후 레바논으로 돌아와 현지 유력 일간지 <데일리스타> 기자로 일했다. 레바논 내전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한 인간성 파괴, 고통으로 중첩된 시민의 삶을 다룬 그의 현장발 기사는 레바논뿐 아니라 영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 언론에 실렸다. 현재 <선데이타임즈> 특파원인 남편(Nicholas Blanford)과 두 아이 야스민, 알렉산더와 베이루트에 살고 있다.

옮긴이 박민희
대학에서 중국사와 중앙아시아 역사를 전공했다. 1995년부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뉴스팀 소속으로 중동과 아시아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중동과 중국에 대해 마음을 열고 배우고자 한다.

▶ 추천사

이해인(수녀, 시인)
10년 전 이스라엘 성지순례 때 우리를 태우고 다니던 버스 기사는 대부분 팔레스타인 사람이었다. 가난하지만 밝고 순박한 미소를 잃지 않던 사람들. 오랜 세월 분쟁으로 얼룩진 나라에서도 개개인은 저렇게 소박한 마음으로 평화로운 가정을 꿈 꿀 텐데……. 도대체 무엇이 끊임없는 전쟁을 불러오는지 안타까워하면서 기도를 하곤 했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에게 바친다는 헌사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생생한 현장기록이자 전쟁일기다. 책을 읽고 나면 민족 간 불신과 증오, 종교적 독선과 오만, 국가와 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이 빚어낸 전쟁의 비극 앞에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구촌 저쪽에서 우리 형제, 아이들이 무고하게 죽어갈 때 우리는 과연 인류가족으로서 무엇을 했나 자문하게 된다. 무디어진 마음으로, 무관심한 눈길로 남의 일 보듯 하진 않았는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평화를 달라고 앉아서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라는 유산을 선물로 주려면 모두가 진정한 '평화의 일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좀더 시야를 넓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시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며 우리가 할 일을 찾아나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평화를 이루고 지켜나갈 힘과 용기, 지혜를 준다. 절망에 빠진 우리에게 그래도 희망을 찾아 일어서자고, 평화를 위해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절절한 고백이며 호소이다.
 
김용택(시인, 교사)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다. 웃으며 놀고 있지만 나는 아이들 얼굴에서 엄마의 가출, 할머니의 병환, 경제적 어려움이 만든 그늘과 불안을 본다. 그리고 그런 어려움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꺾지 않기 바란다. 내가 아이들 곁에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믿는다.

앞에 놓인 긴 시간 동안 힘겨운 고비를 여러 번 넘어야 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더 생겼다. 전쟁터에서 죽어간 그리고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겪은 아이들이 평화를 누리며 살기를 소망하는 한 엄마의 이야기다.  나는 이 책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싸움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상대를 이해하며,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는 평화의 조건은, 비단 전쟁터에서 살아야 하는 이들뿐 아니라 크고 작은 다툼과 갈등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또 이 책은 평화와 안전은 혼자 힘으로 만들 수도, 지킬 수도 없다는 것을 일러준다.

맞고 있는 아이를 모른 체 지나치는 것이 내가 살 환경을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이듯, 부당한 폭력에 고통받는 이웃 나라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더욱 위태롭게 만드는 행위다. 그러므로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부당한 폭력에 대해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평화를 믿어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간 레바논에서 '아랍인과 유대인이 친구가 되는 날'을 기다리는 저자가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하는 당부다. 약자의 정언명령에서 우리는 내려놓을 수 없는 희망을 본다. 이 책은 국제 정치의 막장인 전쟁을 몸으로 읽으면서, 그 전쟁을 둘러싼 인간의 삶을 너무나 아프게 복원하고 있다. 중동 전쟁에서 한반도의 분단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임영신(평화운동가. 《평화는 나의 여행》 저자)
2006년 여름 레바논, 그 땅에서 33일간 1,193명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두 아이와 함께 참혹한 순간을 견딘 림의 편지. 그녀의 기록은 우리를 먼 곳으로 여행하게 합니다. 서본 적 없는 생의 자리에 서서,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그해 여름, 날마다 텔레비전에서 레바논을 보았지만 레바논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레바논 사람들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죽어가는 이들의 미디어가 아니라 죽이는 이들의 미디어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림은 그 죽임의 숲과 죽음의 거리를 지나 우리에게 새로운 진실을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그 총에 죽어간 아이의 눈으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비행기가 아니라 폭탄에 찢긴 사랑하는 아들의 몸을 부둥켜안고 울던 어머니의 심장으로, 죽이는 자가 아니라 죽어가는 자의 눈으로 기록한 평화의 증언들.

침공은 끝났으나 여전히 서로의 땅에서 자라고 있는 증오와 보복의 뿌리들을 바라보며 두 번의 전쟁을 겪은 림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어머니들이여, 평화를 가르치라. 이스라엘이여, 당신들이 한 일을 기억하라. 세계여, 당신들의 침묵이 죽인 이들의 이름과 눈물을 헤아려보라.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전쟁을 멈추라고.
 
최윤영(아나운서)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우리나라에도 고통 받는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외국까지 관심과 도움을 줘야 하는가?" 하지만 MBC 시사프로그램 <W>를 통해 목격한 그들의 실상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어떤 어린이도 폭격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선 안 된다. 이 세상 어떤 전쟁이나 폭력도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 앞에서는 명분을 잃는다. 이 어린이들의 비명이 많은 따뜻한 가슴에 닿아, 세상을 크게 울리는 외침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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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찌와 버마군부> 저자 버틸 린트너 기사 :: 2008/06/09 21:16

[경향신문] 버틸 린트너 “수치는 버마의 희망이자 한계”

"아웅산 수치는 버마의 유일한 희망이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녀가 없다면 버마의 민주주의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아웅산 수치라는 한 개인의 존재와 지도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바로 버마 민주화운동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버틸 린트너(55·사진)는 9일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아웅산 수치가 ‘성인’이 아니라 결점을 가진 ‘인간’이라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아웅산수찌와 버마군부-45년 자유 투쟁의 역사’(아시아네트워크)를 펴낸 그는 “그녀의 힘이 사람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경청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다면, 그녀의 약점은 애매하고 형이상학적인 ‘정신 혁명’을 추구하는 데 있다”면서 “마음과 정신의 단련만으로는 버마 현실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버마 민주화의 역사와 군부의 실체, 현재의 버마가 민주화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 등을 깊이 있게 서술한 이번 책에서 린트너는 특히 ‘성역’으로 존재해온 아웅산 수치와 버마 민주화운동 진영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그는 아웅산 수치가 가택연금으로 인한 오랜 고립으로 현실 인식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미래 구상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들었다. 또 “버마 군부의 철저한 탄압으로 그녀 주변에는 민주화운동을 이끌 능력있는 사람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현재 버마 민주화운동의 중추조직인 민족민주동맹(NLD)은 명맥만 남은 상태라는 것이다. 린트너는 “아웅산 수치만이 버마인들을 통합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녀의 역할은 ‘아이콘’이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한정지었다.

린트너는 “현재 버마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밤에 보안군에 의해 잡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버마 민주화운동 진영이 현재의 국면을 바꿀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8년 ‘랭군의 봄’을 경험한 ‘88세대’를 버마의 유일하고도 진정한 ‘희망’으로 봤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들이 본격적인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신 변화의 가능성을 ‘군부의 균열’ 쪽에서 찾았다.

“이번에 군부가 승려들을 공격한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머지 않아 군대의 일부 세력들이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면서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와 그 측근들에 반대해 움직일 거예요. 만약 어떤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군대 내부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린트너는 지난 45년간 권력을 유지해온 군부의 실체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분석했다.

“1962~1972년 일어난 64건의 ‘성공한 쿠데타’ 가운데 지금까지 권력을 쥐고 있는 경우는 단 둘뿐입니다. 1969년 쿠데타를 일으킨 리비아의 카다피, 그리고 1962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버마의 군부 세력입니다.”

그는 “군부가 정치적 권력뿐만 아니라 경제적 권력까지 쥐고 있다는 게 다른 국가들과의 차이”라면서 “그들이 국민을 상대로 싸운다는 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싸운다는 말과 같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는 200만명의 군인과 군인가족들이 누리는 모든 특권을 빼앗아가 버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민주주의를 향한 그 어떤 움직임도 거침없이 진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린트너는 버마가 겪고 있는 비극에 대해 국제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수천 명이 군사정권의 손에 죽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투옥되고 고문당하며 난민이 되는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과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직 버마인들만이 버마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가 민주주의를 향한 버마인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버마의 사건을 계속 일깨우는 것입니다.”

린트너의 ‘아웅산수찌와 버마군부’는 아시아네트워크출판사가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는 취지에서 2년간의 기획 끝에 선보인 ‘리딩 아시아(reading asia)’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그간 국내에서 아시아 관련 책들이 단편적으로 나온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출판사의 주도하에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과 필자를 아우르는 기획을 하기는 처음. 앞으로 레바논 전쟁, 동티모르 독립의 역사, 인도네시아에서의 여성 억압, 21세기의 화교 등에 대한 책들이 나올 예정이다.

▶버틸 린트너

스웨덴 출신 저널리스트로 1975년부터 아시아에 살며 버마를 집중 취재해왔다. 폐쇄적인 버마 군부의 권력구조와 범죄행위, 버마 민주화운동, 그리고 소수민족 독립투쟁에 대한 심층적인 글을 써 ‘버마 최고 전문가’로 불린다. 특히 1985년에는 버마 소수민족 출신인 아내, 돌 지난 딸과 함께 분쟁 중이던 버마 북부로 들어가 2년여의 취재 끝에 소수민족 투쟁기인 ‘옥의 땅’(Land of jade)을 내놓았다. 버마 민주항쟁기인 ‘분노(Outrage)’, ‘반란의 버마(Burma in revolt)’ 등 버마에 관한 책이 10여권에 달한다. 또 김일성·김정일 세습체제로 북한을 읽는 ‘위대한 지도자, 친애하는 지도자(Great Leader, Dear Leader)’를 썼다. 1989년부터 버마 군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입국을 금지당한 그는 현재 버마 국경과 가까운 태국 치앙마이에 살고 있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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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수찌와 버마군부 :: 2008/06/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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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린트너 지음 | 이희영 옮김 | 2007년 11월 7일 발행 | 값 16,000원
 
“무엇이 버마를 움직이는가”

2007년 9월 24일, 세계 국제 뉴스는 버마를 머리기사로 올렸다. “미얀마, 1988년 이후 최대 규모 반군부 시위” “승려 가두시위, 버마 군부에 도전하다.” “미얀마 군부, 사원 점거, 인터넷 차단”.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3000명 이상이 살해된 1988∼1989년 버마 민주화운동과 1991년 가택 연금당한 버마 민주화 운동의 중추 아웅산수찌의 노벨상 수상 이후, 조용한 불교국가로 돌아갔던 버마가 다시 세계 국제 정치의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40여 일이 지난 지금, 간헐적 시위가 보도되지만 다시 조용해져 버린 버마는 1989년 이후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무엇이 버마를 움직이는가?
세계적 버마 전문가 버틸 린트너가 ‘아시아네트워크’에서 펴낸 《아웅산수찌와 버마 군부-45년 자유투쟁의 역사》는 과거, 현재 그리고 내일의 버마를 읽는 근거와 통찰을 제공한다.

간단한 소개

“자유? 민주주의? 진부해, 지겨워.”
이렇게 말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눈물과 죽음이 있었다. 그리고 세상에는 ‘진부한’ 자유와 민주를 가슴에 품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싸움을 계속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신 아래 살벌했던 1970년대, 광주항쟁을 겪으며 고통스럽고 뜨거웠던 1980년대, 우리가 그랬듯 버마는 지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에는 아웅산수찌, 군부, 민주화 운동, 불교와 승려, 소수민족 독립분쟁,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마약 등 현재 버마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에 대한 자료와 분석이 망라되어 있다. 1900년대 초반부터 버마 민주화의 역사를 살피며, 현재의 버마가 민주화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애와 한계, 긍정적 전망의 조건과 그 근거를 깊이 있게 서술한다. 그 중 핵심은 완전무결한 ‘성역’인 아웅산수찌(Aung San Suu Kyi)와 버마 민주화 운동의 중추 조직 민족민주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그리고 단순히 ‘악당’으로 그려온 버마 군부의 실체를 방대한 자료와 냉정한 분석을 통해 왜곡 없이 보여 주는 점이다.

《아웅산수찌와 버마군부-45년 자유 투쟁의 역사》는 아웅산수찌와 버마 민주진영에 대한 매우 드문 비판적 저술이다. 버마에서 기자로 첫 발을 뗐고 명성을 얻은, 그래서 누구보다 버마 민주화를 열망하고 지원해 온 버틸 린트너의 냉정한 분석은 ‘신화’와 ‘성역’이 버마 민주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내용 소개

1장│ 1988년, 버마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아웅산수찌와 ‘랑군의 봄’|무력진압은 성공하는가|버마 국민은 아웅산수찌를 원한다|거리로 나선 승려들|
버마에게 아웅산수찌는 누구인가
1988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버마 시민들의 거센 민주화 요구, 아웅산수찌의 등장, 민주진영 NLD창당, 군부의 민주선거 실시 약속, 총선 실시, 민주진영의 압승, 군부의 선거 약속 번복, 또다시 시작된 민주화 시위와 군부의 폭력적인 진압 등 희망과 절망을 넘나드는 격동의 1988∼1989년 버마 사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특히 1988년 민주화 시위의 한 정점에서 등장한 아웅산수찌가 버마 민주화에서 가지는 역할과 의미를 되짚는다.

2장│아웅산수찌가 걸어 온 길
도덕적이고 정직한 아이 | 옥스퍼드의 모범생 | 영국인 남편
탄생에서부터 성장과정, 가족관계, 오랜 해외생활과 결혼까지, 버마로 돌아와 버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되기 이전 아웅산수찌의 삶을 들여다본다. 또 비폭력주의, 버마 독립영웅인 아버지 아웅산 장군에 대한 생각과 조국에 대한 의무가 어떻게 아웅산수찌 신념의 중추가 되었는지를 다양한 자료와 조사를 통해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3장│ 버마의 유산, 버마의 딜레마
민주주의는 버마 전통이 아니다? | 뿌리 깊은 19세기 르네상스|‘30인 동지’ 탄생 | 버마를 둘러싼 영국, 일본의 삼각관계 | 누가 아웅산 장군을 죽였나| 어두운 시대의 시작|버마에 대한 심각한 오해들

45년 동안 지속된 민주화 열망과 45년
이어진 군부 독재, 현재 버마를 요약하는 두 극단은 모두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국 식민지 이전 버마의 권위주의적 왕권 통치와 저변의 창조적, 문화적, 지적 전통이 오늘 버마에 드리우는 딜레마를 분석한다. 또 버마 독립과정과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행적을 통해 1988년 민주화시위 이전 군부독재 기간까지 버마 역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한 눈에 읽을 수 있다.

4장│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전국에 불어닥친 회오리|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나|희망의 한 달|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군부는 기다리고 있었다|위협적인 야당의 탄생|독재자 네윈은 불안했다|아웅산수찌와 지도부를 차단하라
버마 민주화 운동의 전환점이 된 1988∼1989년 민주화 항쟁과 군부의 무력 진압 과정을 생생한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내고 있다. 시위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통해 민주화운동의 동력과 처참했던 현장상황을 전하고 은폐된 군부의 진압과 시민들이 피해상황 등을 상술한다. 또 아웅산수찌 등장 이전과 이후 그리고 1990년 강력한 군부 무력진압 이전과 이후, 버마 민주화운동 변화 과정이 드러난다.

5장│ ‘단 하나의 희망’ 아웅산수찌
베일에 가려진 아웅산수찌의 생활|나의 신념을 바꿀 수 없다|아웅산수찌가 그리는 버마의 미래|1991년 12월 10일 오슬로|가택 연금 해제, 그러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등을 돌린 동지들|양날의 칼 ‘확고한 신념’|정치와 종교 사이에서|야수와 싸우는 성녀|드뻬인 학살 사건

버마 민주화의 심장인 아웅산수찌의 한계와 전망을 철저하게 해부한다. 그녀의 집착에 가까운 신념과 종교적 추구는 긍정적 결과와 결정적 한계를 동시에 만들고 있다. 또 가택연금으로 인한 오랜 고립은 아웅산수찌의 현실 인식과 구체적 미래 구상의 부재, 정신적 추구와 성격적 결함을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웅산수찌, 한 사람에 기댄 민주화운동이라는 버마 민주화운동의 특성으로 볼 때 아웅산수찌 개인의 한계는 바로 버마 민주화 운동의 한계이기도 하다.

6장│ 미얀마가 된 버마
45년 철권통치, 네윈 죽다|“새 수도에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위대한 미얀마’ 만들기 시나리오|우리는 하나가 아니다|군대를 거느린 최대 사회복지기구|그들이 독재를 계속하는 이유|마약으로 돈 벌고 로비도 한다|흔적없이 사라진 사람들|딴슈에 왕국에 대화는 없다

현재 최고 통치자 딴슈에의 면면과 군 수뇌부간의 갈등과 알력싸움 등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버마 군부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정치, 군사뿐 아니라 경제와 민간조직까지 장악한 버마 군부의 작동 원리와 그들이 고립된 국토 중앙으로 행정 수도를 이전하고 민간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또 악명 높은 버마 교도소 인권유린 상황과 버마 독립과 함께 시작된 소수민족 독립투쟁의 본질을 밝힌다.

7장│ 버마, 남겨진 숙제와 희망
운명의 5월, 기회를 놓치다|‘미얀마 군부’의 파트너들|독재 정권의 책임이다, 그러나|그들에겐 88세대가 있다|군부 붕괴, 세 가지 시나리오|누가 악당과 손잡는가|어두운 미래,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희망

45년 동안 진행되어 온 버마 민주화 운동의 결정적 오류와 한계 그리고 전망을 국내외 변수들을 종합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유일한 권력인 군부의 붕괴 시나리오와 이른바 ‘국제사회’와는 다른 입장을 가진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2007 버마 민주화 운동과 향후 정치적 변동을 내다 볼 안목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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