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의 이슬람 :: 2009/04/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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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마지못해 사회비평의 붓을 들다 #2 :: 2009/04/20 16:18

예를 들어 ‘한반도 대운하사업’ 문제는 이념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것을 구상한 측이 보수든 진보든 관계없이, 그 자체로 경제적 타당성이 전혀 없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저는 하루아침에 ‘좌빨’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수 정권이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훼방을 놓았으니 너는 좌빨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논리입니다. 이런 허황된 논리가 판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입니다.
종합부동산세나 부동산, 혹은 교육과 관련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이념과 무관한 일입니다. 그 정책들이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정책들이 우파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비판하는 저는 저절로 좌파가 되어버립니다. 그동안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제 비판에 정당한 근거를 들어 반박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표현으로 저를 매도하는 사람들만 많이 보았습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예전에 저에게 배웠던 학생들은 저를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솔직히 말해 저는 그런 얘기를 듣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저 스스로는 그렇게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소득분배이론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사람인데, 어떻게 보수파가 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제 심정이었습니다.
제가 미시경제이론을 주로 가르쳤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시경제이론을 배워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그것은 가치판단이 완전히 배제된 채 순수한 경제적 논리로만 구성된 이론입니다. 그런 이론을 가르치다 보니 자연히 보수적이라는 인상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은 문학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예술을 가르치는 사람은 예술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1980년대에 제가 운동권 학생과 ‘끝장토론’을 한 적이 있다는 한 일간지의 보도는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운동권 학생과 설전을 벌였으니 보수적이라는 말인데,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가르치는 주류경제학에 대한 비판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비주류경제학보다 주류경제학의 현실설명력이 더 크다는 제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실 주류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어느 정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배운 것을 모조리 부정하지 않고서야 시장이 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을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주류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두 보수적 색채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외가 아님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저는 다만 시장이 만능이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있을 뿐입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1980년대의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에 기본 입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사람이 지금은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보수화된 데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저는 예전의 위치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사회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다 보니 제 위치가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 분위기의 변화에 편승하지 못하고 예전의 위치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저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일까요? 저는 절대로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인상을 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상황이 달라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보수화의 바람이 결국 한때의 유행이었음이 머지않아 밝혀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그 전조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보수는 스스로가 판 구덩이에 떨어지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 정부가 온 사회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정책 프로그램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에 실망한 국민은 무언가 다른 것을 실험해본다는 데 솔깃한 심정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설마 더 나빠지랴?”는 심정으로 보수적 정책 프로그램에 손을 들어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나빠져도 크게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정책을 공부한 사람은 소위 ‘개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압니다. 개혁을 한답시고 추구한 변화가 결국 개악이 되고 마는 사례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고 계획이 치밀하다 하더라도 진정한 개혁으로 이어지기는 무척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만이 이것저것 바꿔놓기만 하면 개혁이 된다고 믿을 따름입니다.
제가 보기에 정부는 지금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실험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정책 프로그램은 검증되지 않은 소박한 아이디어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그 정책을 실행에 옮겼을 때 나타나는 결과는 그들의 기대와 판이하게 다를 가능성이 큽니다. 설익은 아이디어의 섣부른 실험은 예기치 못한 재앙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마이 허니문 베이비,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 경제》 :: 2009/04/20 16:15

작년 말 쯤에, 책들이 쭈욱 나열되어 있는 신간 계획표를 받았는데요. 눈에 쏙 들어오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알맹이가 파릇파릇했던 대학 신입생 시절, 이준구 교수님의 《경제학 원론》으로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거든요. 얼마쯤인가... 이준구 교수님이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어? 교과서 쓰시던 분인데, 칼럼도 쓰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칼럼과 교수님 홈페이지에 공개한 글들이 모여서 이 책이 되었습니다. 서문은 여기서 마치고요, 주인공 새신랑 토닥토닥님과의 인터뷰, 시작합니다. (참고로 4월 4일에 갓 결혼하셨답니다.^^)
[알맹이] 첫 책이 나왔는데, 감회가 어떠세요?
[이정규] 당황스럽기도 하구요(웃음). 처음 기획해서 낸 첫 책이라 감격스러워야 하는데, 바빠서 그럴 틈이 아직 없네요.(웃음)

[알맹이] 3일만에 재판을 찍으셨는데..
[이정규] 역시 당황스러워요. (웃음)
[알맹이] 어떤 계기로 이 책을 기획하시게 되었나요?
[이정규] 경제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문제니까요. 그러다가 대운하나 종부세에 대해 이준구 교수님이 쓰신 글을 봤어요. 그러다가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보게 되고, 거기 보니까 제자들이나 동료 교수들과 문답을 나눈 내용들도 읽어보았구요. 또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경갤(경제갤러리)’라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승리의 준쿠리(웹상에서의 교수님 별명)’라고 많이들 교수님 글을 언급하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팀장님과 함께 찾아갔어요. 교수님께서도 마침 책을 내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고, 그러면 지금까지 썼던 글들을 모아서 내보자..라고 이야기가 됐습니다. 원래는 삼고초려까지 생각했었는데,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더라구요. (웃음)
[알맹이] 교수님의 글 중에 어떤 부분에서 가장 끌리셨나요?
[이정규]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거 같네요. 글을 쉽게 쓰시고, 또 굉장히 인간적이예요. 강의를 하시는 분이니까 전달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시죠. 노력도 많이 하시구요. 교수님 교과서 《미시경제학》은 개정판이 7쇄까지 나왔는데, 이것도 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거라고 해요. 교과서도 일일이 교정을 다 보신다고 하구요.
[알맹이] 저는 책을 보고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각 장마다 ‘독자에게 드리는 글’이라고 한 꼭지씩 붙어있더라구요.
[이정규] 네, 그게 교수님 글쓰기의 특징이에요. 그리고 글에서 비분강개라고나 할까...그런 감정들이 충분히 느껴지죠. 종부세 위헌 판결이 났을 때, 미국 방문 중이셨는데, 그때 하시던 일을 작파(?)하고 ‘교과서를 다시 쓰라는 말인가’라는 글을 쓰셨죠. 그리고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서 설명을 하시구요.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게 지식인의 의무다..라는 생각도 갖고 계신 거 같아요.
[알맹이] 교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이정규] 굉장히 젠틀하신 분이예요. 책 작업하면서 교수님 연구실을 몇 번 방문했었는데, 학생들이 정말 스스럼없이 찾아오더라구요. 다 자상하게 응대해주시고, 또 홈페이지에도 사람들이 질문을 올리면 다 일일이 답해주시구요.
경제학자들은 수필을 써도 이렇게 골치 아픈 것만 쓴다고 말하실지 모릅니다. 경제학의 별명이 ‘우울한 학문’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요? 그러니 경제학자인 저도 늘 우울한 글만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교수님의 유머 코드와 인간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책 속 한 구절
[알맹이] 책에서 여러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이슈는요?
[이정규] 아무래도 한미 FTA일듯 싶네요. 이게 교수님의 입장, 혹은 시각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죠. 교수님은 한미 FTA를 찬성하는 입장이시거든요. 다른 필자들은 입장이 먼저 정해져있고, 거기에 따라서 글을 쓰죠. 예를 들면 우석훈이나, 장하준이나. 독자들이 봤을 때, 그들이 대략 무슨 얘기를 할지 감이 오잖아요. 그런데 교수님은 철저히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원리 원칙을 따져서 합리적으로 이건 맞고, 이건 틀립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거니까요. 종부세같은 경우는 교수님이 종부세 납부 대상자이지만 종부세는 존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거든요.
"저는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류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에게 시장의 힘에 대한 신뢰는 마치 등록상표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지요. 솔직히 말해 진보의 성향을 갖는다고 하기에는 시장의 힘에 대한 저의 신뢰가 너무 큰 편입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시장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시장주의자로서의 제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한미 FTA, 걸어볼 만한 도박인가?>입니다. 자유로운 무역에서 얻는 이득은 이것이 갖는 문제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믿음이야말로 시장주의자에게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것입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 믿음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스스로 시장주의자임을 고백한 셈입니다." - 6장 <시장주의자의 고백> ‘독자에게 드리는 글’에서
"어떤 사람은 내가 종부세에 턱없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할지 모른다.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만약 지금 계획된 그대로 종부세가 부과되기만 한다면 주택시장 안정에 확실한 효과가 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다. 나의 학문적 명예를 걸고 어느 누구와도 자신 있게 내기를 할 용의가 있다."-<주택 가격 폭등의 진실, 그리고 해법>중에서
[알맹이] 예. 마지막 장 제목이 ‘시장주의자의 고백’이잖아요.
[이정규] 네. 처음에 그 제목을 만들어서 들고 갔을 때, 흔쾌히 동의해주셨죠.
[알맹이] 이런 이슈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교수님이 양쪽에서 공격받으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이쪽에서 보면 좌빨이고, 또 다른 쪽에서 보면 수구 꼴통이고요. (웃음)
[이정규] 그렇죠. 어떻게 보면 용기라고도 할 수 있겠죠. ‘시장주의자의 고백’에 보면 내가 좌빨이어서 이런 말 하는 게 아니다..라고 쓰셨어요. 그런데 서울대에서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을 이끌고 계시는데, 이게 서울대 개교 이래로 가장 큰 단체 행동이라고 해요. 자신이 시장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니다’라고 경제학 교수가 나설 만큼, 대운하는 정말 큰 문제인거죠.
[알맹이] 첫머리에 ‘마지못해 사회비평의 붓을 들다’라고 쓰셨던데요.
[이정규] 교수님은 30년 가까이 강단에 서신 분이고, 공부한 기간까지 합치면 거의 40년 정도를 경제학 외길을 걸으신 분이죠. 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고, 교과서 쓰시는 것에 대해 굉장히 행복해하세요. 누구는 교수님 교과서를 보고 ‘국정 교과서 만큼이나 오탈자가 없는’이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웃음) 어쨌든 본인의 현재 삶에 대해서 굉장히 편하고,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사회적인 발언을 하시는 걸 보면, 절박함은 분명히 있는 거 같아요.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하는 상황인거죠.
[알맹이] 교수님 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이정규] 배려와 소신? 배려는 아까도 말했듯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다는 거. 그리고 소신은 누구든 덤벼봐라하는 그런 도전을 받아들이는 태도랄까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글을 쓰시죠.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자기 이름을 걸고 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계시고, 그만큼 자신의 작업에 대한 애착도 있으시구요.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에 괴리가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교수님은 그런 면에서 분명히 차별점이 있으신거죠.
[알맹이] 책이 나오고 나서, 바라는 게 있다면요?
[이정규] 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일단 독자들이 받아들였으면 좋겠구요. 종부세나 영어몰입교육이나 대운하 같은 여기서 다루는 이슈들에 대해서요. 그리고 경제가 굉장히 실생활과 밀접한 부분이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잖아요. 티비나 신문에서 무슨 용어가 나오면 그냥 무조건적으로 따라 쓰고 말이죠.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원칙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경제의 원칙이 뭘까..잣대나 기준이라는 것은 도대체 뭘까..같은거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이 말이 넘치는 사회라고 생각하는데요. 녹색, 휴먼, 뉴딜, 747...이런 근거나 원칙이 없는 장밋빛 말들이 넘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논리의 허점을 짚어내면서 ‘사실은 그게 아니야’라고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원칙을 알고 자발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준구] 마지못해 사회비평의 붓을 들다 #1 :: 2009/04/16 18:41

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며 그 밖의 활동과 거리를 유지해온 저자는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를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했다.
젊었던 시절 저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글을 별로 쓰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원고 청탁이 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거절해버리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한 데는 존경하는 선배 선생님의 충고도 한몫을 했습니다. 그분에게서 젊었을 때부터 신문에 글 쓰기 시작하면 공부에 지장이 많다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다 보면 원고 쓰는 일이 무척 성가시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글을 쓰지 않은 더 큰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교수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반드시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수는 자신의 강의실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믿음 때문에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원고 청탁을 서슴없이 뿌리칠 수 있었습니다.
교수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바는 대략 이랬습니다. ‘강의실에서는 학문적 지식의 전달뿐 아니라, 인생과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말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회활동을 할 단계에 이르러 그들의 행동에 반영된다. 따라서 교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로 학생들을 이끌어 감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 신문에 글 쓰는 일에 그리 큰 보람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원고 청탁을 한 번, 두 번 거절하고 나면 그 뒤로는 청탁이 전혀 들어오지 않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아, 그 교수는 원고 청탁해도 바로 거절해버려”라는 말이 돌면 구태여 청탁을 하려 들지 않나 봅니다. 아마 그때 저에 대해서도 그런 평판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중년에 이르렀을 때는 원고 청탁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상태가 그리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책을 써낸 바람에 그것들을 개정하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했습니다. 간혹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한두 개의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런 제 심경에 큰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쯤이었습니다. 갑자기 보수의 물결이 우리 사회를 휩쓸게 되면서 오직 한 가지 소리만 들려오기 시작하는 게 아닙니까? “시장은 좋고 정부는 나쁘다. 환경규제든 부동산규제든 모두 풀어버려야 한다.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 부자를 못살게 굴면 안 된다.” 어디를 가든 이런 소리만 들릴 뿐 이와 다른 소리는 전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신문을 펴들고 그 안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어느 신문인지만 알면 그 안에 무슨 얘기가 씌어 있을지 뻔히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사뿐 아니라 칼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가 쓴 칼럼인지 구별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이름을 가려놓으면 누가 쓴 글인지 전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말만 늘어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가 쓴 글과 신문사 논설위원이 쓴 글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편으로 짜증스럽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들여가며 그런 뻔한 글을 왜 쓰느냐는 생각이 저를 짜증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얘기는 이미 수없이 많이 나와 있는데 구태여 또 쓸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듣게 되면 엉터리도 진리처럼 들리는 법입니다. 이 사람이 말하고 또 저 사람도 똑같은 말을 하니 사람들이 정말로 그런가 보다 하고 믿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결과 여론이 무작정 한쪽으로만 쏠리는 걱정스러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온통 보수의 회오리바람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것도 합리적 보수가 아닌 거의 도그마에 가까운 보수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거센 기세에 눌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목소리조차 변변히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옳은 말이든 틀린 말이든 조금이라도 진보의 색채가 내비치면 가차 없이 매도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보수 일변도로 치닫는 사회 분위기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느꼈습니다.
누군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주지 않으면 사회적 균형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기감마저 감돌았습니다. 저는 더 이상 상아탑에 안주해 입을 닫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주어야만 했습니다. 바로 이런 심경의 변화가 저로 하여금 마지못해 사회비평의 붓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준구] <경제학 원론>의 저자 이준구 교수가 쓴 첫 경제 시론집 :: 2009/04/15 16:54
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며 그 밖의 활동과 거리를 유지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오른쪽이 아니라 옳은 쪽을 향해야 한다!!!
뉴딜은 토목공사가 아니라 진보적 사회정책이다
뉴딜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이 정부가 싫어할 만한 것들로 꽉 채워져 있다. 연방정부의 개입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며,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새로 도입하는 등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퇴보라고 평가될 만한 프로그램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주택문제는 더 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집을 많이 짓는다고 해서 주택가격이 안정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볼 때 주택가격 안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매물로 내놓는 집의 양의 증가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가격 안정이란 관점에서 보면 매물로 나오는 주택의 양을 늘리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종부세는 공평과세에도 유리하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공평한 과세라는 측면에서 종부세 같은 재산 과세가 갖는 장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최근 다시 문제가 된 바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고소득층의 탈세가 유달리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득의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는 사실을 악용하기 때문인데, 종부세는 이와 같은 소득세의 문제점을 훌륭하게 보완해줄 수 있다. 소득을 감추기는 쉬워도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을 감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평성은 조세의 원칙 중 원칙이다
바람직한 조세제도가 가져야 할 성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모든 경제학자가 한 입이 되어 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세부담의 공평한 분배’다. 조세부담이 공평하게 나눠지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공평하지 못한 조세부담이 왕조의 몰락을 가져온 숱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조세부담의 공평한 분배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부세를 없애려는가
종부세가 재산세로 통합되는 순간 누진적 과세는 불가능해진다. 주택을 세 채, 네 채씩 갖고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길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정부에서는 재산세율을 누진적으로 만들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이것은 고도의 기만전략이다. 재산세율을 아무리 누진적으로 만든다 해도 전국 각지에 여러 채의 주택을 가진 사람들에게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길 방법은 없다. 재산세는 각 지방차지단체가 독자적으로 부과, 징수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감시와 통제는 시장을 위해서 필요하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한 줄기 위안을 찾을 수 있다면, 시장근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정부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시장을 갖다 앉히면 그게 바로 개혁이라는 맹목적 논리는 이제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시장의 자율 못지않게 시장에 대한 적절한 감시와 통제도 중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대학입시를 어떻게 바꿔도 사회적 이득은 없다
고교등급제와 관련한 상황은 완벽한 영합게임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높은 등급을 받게 될 학교의 학생들이 받는 이득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게 될 학생들이 받는 손실로 완전히 상쇄되기 마련이다. 대학은 좀 더 능력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고 좋아하겠지만,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본 이득은 바로 0 그 자체다. 현 상황에서 B대학에 갈 학생을 고교등급제를 채택해 A대학에 배정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과연 어떤 이득이 오게 될까?
영어 공교육 강화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영어수업 시간을 더 늘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그렇게 함으로써 희생해야 하는 것들의 가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만약 국어, 산수, 음악수업 시간을 영어수업 시간으로 대체함으로써 학생들이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말하고 있는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는 그와 같은 고려를 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영어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더 좋은 것처럼 얘기되고 있는데, 그와 같은 논리는 시간의 기회비용이 0이라는 비현실적인 가정하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
한미 FTA는 체결하는 쪽이 이득이다
대부분의 예측은 한미 FTA가 가져오는 이득이 손해보다 더 크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사실 이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인데, 무역을 자유화함으로써 생기는 손실이 이득보다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본질상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 해도 이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협정 체결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문, 특히 농업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한미 FTA를 반대해야 할 분명한 이유는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방어적 수단으로서도 한미 FTA는 불가피하다
한미 FTA를 하는 경우의 이득이 별로 크지 않다 해서 하지 않는 경우의 손실 역시 작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득을 얻는다는 적극적인 입장이 아니라, 손해를 줄인다는 소극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한미 FTA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이 있다.
삼겹살에도 비만세를 부과해야 할까?
국민이 건전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 해서 정부가 간섭하기 시작한다면 과연 어디까지 가야 할까? 비만을 일으키는 음식이 햄버거, 핫도그, 콜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갈비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삼겹살과 소주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밥과 빵도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정부가 삼겹살에 세금을 매기고 국민이 먹는 밥의 양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부자를 괴롭히는 나라’라고?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부자들이 살기 좋은 편에 속한다. 우리 사회에는 부자에 대한 증오범죄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강절도 범죄의 피해자는 부유층보다 빈곤층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세금만 하더라도 우리는 부유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또한 집과 땅만 사놓으면 돈을 버니 부자가 재산 불리기에도 너무나 좋은 나라다.
8년으로 충분하다!
양극화 문제는 날로 심각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자 편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어 주어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구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입니다. 이 패러다임에 기초를 둔 레이거노믹스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레이거노믹스의 잔광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쓴 부시 행정부는 미국 국민을 불행의 구덩이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8년으로 충분하다”(Eight is enough.)라는 구호가 왜 한 순간에 미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 이준구 교수가 독자에게 전하는 글을 푸른숲 블로그에 7회에 걸쳐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소식] 아시아네트워크-푸른숲 4월 출간 예정 도서 :: 2009/04/09 18:00
아시아네트워크 인구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 전 국민의 88.22%가 무슬림인 나라, 인도네시아. 이슬람의 정체성을 가진 나라로 유일하게 격정적인 민주화를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코란이 지배하는 나라다. 그러나 코란은 권력의 편의대로 멋대로 재해석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여성이 코란이 지배하는 인도네시아를 향해 붓을 들었다.
<나의 이슬람> 담당 편집 이현주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지음ㅣ구정은 옮김ㅣ아시아네트워크
푸른숲 기획
<카니발의 딸들> 담당 편집 이현주
로사 몬떼로 지음ㅣ송병선 옮김ㅣ400쪽 내외ㅣ가격 미정
남편이 납치됐다! 남편 라몬과 함께 비엔나로 연말 여행을 떠나려던 마흔한 살의 동화작가 루시아에게 생긴 뜻밖의 사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던 남편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문학적 진지함과 대중적 재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스페인 여성작가 로사 몬떼로의 작품으로 1997년 제1회 프리마베라 상을 수상한 화제작.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담당 편집 이정규
이준구 지음ㅣ가격 미정
‘교과서 경제학자’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현실 경제정책을 일갈한다. 대운하, 경기부양책, 종부세 개편, 대입 자율화 등에 경제학 원칙을 적용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틀렸는지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경제는 오른쪽이 아니라 옳은 쪽을 향해야 함을 역설하면서 곡학아세에 앞장서는 지식인 사회도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푸른숲 청소년
<회색 노트 - 징검다리클래식 015> 담당 편집 박창희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ㅣ이충훈 옮김ㅣ이현미 그림ㅣ값 9,200원
입체적인 구성과 인물들의 다각적인 심리 묘사가 뛰어난 성장 소설. 《회색 노트》는 전형적인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나 '종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란 자크와 위태롭지만 자유로운 가정에서 성장한 다니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민과 방황, 열정과 꿈, 사랑과 고독을 경험한 끝에, 두 주인공이 참된 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정밀하고 담백하게 그려 보인다.
<과학 선생님, 독일 가다> 담당 편집 김태형
한문정/ 홍준의/ 김현빈/ 이봉우 지음│정훈이 그림│값 12,000원
과학 선생님들의 세 번째 여행지는 유럽의 과학 강국으로 손꼽히는 독일! 독일의 뛰어난 과학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과 과학관 탐방은 물론, 남부의 작은 도시 올름을 찾아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발자취도 따라가 본다. 또 과학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제일의 환경 도시로 거듭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현대 과학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갖는다.
푸른숲 어린이
<꿈꾸는 인형의 집> 담당 편집 손자영
김향이 글ㅣ한호진 그림ㅣ120쪽ㅣ값 8,500원
김향이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선함, 그리고 동심이 살아 있는 저학년을 위한 창작동화집. 그간 수집한 인형들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동화로, 우리 곁에서 좋은 친구이자 말벗이 되어 주곤 하는 인형들의 속 깊은 슬픔과 꿈, 추억을 어린 친구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
추악한 진실 폭로한 펜을 든 전사들 :: 2008/08/05 15:32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아시아네트워크, 324쪽, 1만6000원
뉴스가 뉴스 대접을 못 받는 시대다. 정보는 넘쳐나고 인터넷은 어린 아이도 뉴스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매체간 이념 대결, 왜곡 보도 공방이 계속되면서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친 지 오래다. 그런데도 이 책이 ‘더 뉴스’라는 발칙한 제목을 단 건 일단 뭔가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은 이름값을 한다. 네팔·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처럼 가깝지만 우리가 그다지 아는 것 없는 나라에서 단내 나게 뛰어다녔던 9명 기자들의 특종기다. 이들의 펜은 부패한 대통령을 뒷문을 통해 도망치게 만들었고(필리핀), 1만5000명을 죽음으로 빠뜨린 독가스 누출 사건을 예지하고 경고했다(인도).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2년간 감옥에서 지내면서도 배짱 좋게 유명 죄수 인터뷰 등 각종 특종을 터뜨린 기자(인도네시아), 엽기적인 왕세자 총기난사 사건으로 혼돈에 빠진 국가에서 유일하게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고 ‘확인한 사실’을 전한 소신 있는 기자(네팔)도 등장한다. 이들이 전한 뉴스는 들인 노력과 파장에서 가히 오늘날 마구 쏟아지는 뉴스들과 격이 다르다.
그렇다고 읽기 민망한 자화자찬은 아니다. 이들의 고생담과 취재 뒷얘기 속에는 아시아의 현재가 팔딱거리며 살아 있다. 예를 들면 1998년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프 에스트라다는 부패한 지도자의 전형이다. 취임식에서 “대통령직은 일생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퍼포먼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이 전직 영화배우는 모델·스튜어디스 등 여성 4명과 무절제한 관계를 맺고 이들을 위한 웅장한 맨션을 여럿 지었다. 미니극장·헬스클럽·미용실 등이 들어간 저택을 짓는 비용은 불법 도박업자들에게 끌어 모은 뇌물로 충당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라는 로빈 후드 이미지를 고수했다. 진실을 폭로한 것은 ‘펜을 든 여전사들’로 알려진 PCIJ(필리핀탐사저널리즘센터)였다. 여성 기자 4명은 아무도 감히 못할 때 대통령과 가족 명의 회사, 각종 금융 기록과 토지대장 등을 파헤쳤다. 이들의 보도에 국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대통령은 물러난다.
이뿐 아니다. 눈길 주는 이 없어도 혼자 북치고 당구 치며 8면짜리 신문을 만들어 자전거에 싣고 돌리던 인도의 ‘촌놈 기자’가 어떻게 뉴욕타임스가 도와달라 구애하는 대상이 됐는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뉴욕타임스가 그를 이용할 만큼 이용하고 무시하는 모습에는 서구에 당하는 아시아가 교차된다. 킬링필드로 유명한 폴 포트에 접근하기 위해 2개월 반 동안 걸어서 1000㎞를 따라다닌 기자의 집념에는 베트남 침략군에 맞서는 캄보디아가 녹아있다.
서구 기자의 기사로는 알 수 없던 오사마 빈 라덴의 다른 면모도 본다. “난 아내가 3명인데 아이들이 몇 인지는 잊어버렸다”는 농담이나 “백만장자가 맞느냐”는 질문에 재산 규모를 밝히는 대신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나는 여기(마음)가 가니(아랍어로 부자)다”라고 말하는 화법 등이 그렇다.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서까지 아시아 매체보다 뉴욕타임스라는 휘황찬란한 이름을 더 믿었던 이들이라면 찔리는 게 많을 책이다. 마음 깊숙이 내재돼있던 서구중심주의와 아시아 경시가 까발려지는 느낌이다. 단지 뒤떨어진 국가이기 때문에 나오는 뉴스가 아니라, 인류 본연의 과오에 대한 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또 다른 ‘촌놈 기자’가 ‘더 뉴스’를 만들고 있다.
중앙일보 백일현 기자
더뉴스 :: 2008/07/28 17:43

Ⅰ. 소개
<더 뉴스(The News)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9>는 아시아 현대사 주요 사건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아시아 기자들을 통해 읽는다.
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을 취임 2년 반 만에 쫓아낸 필리핀 피플파워Ⅱ, 238년 이어온 네팔 군주제를 지난 역사로 만든 왕세자 왕실 참살사건, ‘선진국’기업들의 위험‧공해 사업장 개도국 이전이 지닌 위험을 일깨우는 인도 보팔 참사의 전말과 현재, 아프가니스탄 산악 기지에서 만난 미국 정보국 일급 수배자 오사마 빈 라덴이 스스로 밝히는 그가 싸우는 이유, 199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북한 핵 카드 전략의 배경과 본질 등, <더 뉴스(The News)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9>는 현재 아시아를 움직이는 핵심요소를 품은 아시아 뉴스의 현장을 찾아간다.
사건 당시 현장을 취재한 기자이자 사건 당사자였던 이 책의 저자 9명은 <BBC> <ABC News> <CNN> <뉴욕타임즈>같은 서구 언론을 통해서는 알 수 없던 새로운 정보와 사실 즉 ‘NEWS’를 전하고 있다. 피플파워Ⅱ 바닥에는 부패한 보수정권과 무능한 민주정부 양쪽에 지친 시민들의 좌절과 혐오가 있었고, 15,000명을 죽인 보팔참사에는 사건 발생 2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는 ‘선진국’기업과 정부의 시민 경시가 있었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를 떠받치는 것은 약탈ㆍ추방ㆍ모욕당해온 무슬림들의 분노와 좌절이며, 폴 포트가 뒤집어 쓴 킬링필드 범죄의 절반은 당시 미 국무부 장관 키신저가 먼저 저질렀다는 사실들을 서방 언론에서는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를, 아시아의 뉴스를 우리 밖의 시각, 우리 아닌 사람들의 가슴에 맡겨왔’던 탓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구중심주의’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대신 ‘아시아중심주의’를 옮겨 심겠다는 뜻이 전혀 없다. 그런 것들이 독선적인 사관을 만든 주범들이고 세계 시민사회를 망친 주역들이라 믿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아시아의 언론 현실과 그 현장을 뛰는 기자들의 모습을 정직하게 보여주면서 독자들과 함께 아시아를 고민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시아 뉴스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아시아 기자들의 꿈과 울림을” 나누고 싶다.
II. 목차
1장.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다
1. 피플파워에 쫓겨난 로빈후드 대통령_필리핀
2. 네팔 왕세자, 왕실을 쏘다_네팔
3. 독가스, 도시를 뒤덮다_인도
2장. 뉴스 인물을 만나다
1. 오사마 빈 라덴이 당신에게 안부를 전합니다_아프가니스탄
2. 살인마 혹은 혁명가 폴 포트를 좇다_캄보디아
3. 갈림길에 선 김일성-북한
3장. 아시아의 뉴스, 아시아의 기자
1. 단지 뉴스를 전하려는 욕망 때문에_팔레스타인ㆍ이스라엘
2. 태국에서 임금님 문제를 말하는 방법_태국
3. 군부독재가 주춤하니 재벌권력이 밀려온다_인도네시아
IV. 내용 엿보기
1장.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다
1. 피플파워에 쫓겨난 로빈후드 대통령_필리핀
19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피플파워에 밀려 쫓겨나고 반독재투쟁의 상징 코라손 아키노가 ‘민주 필리핀’ 새 대통령이 된다. 이후 십여 년 동안 ‘민주 정부’의 무능과,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를 해온 ‘전통적 정치인’의 부패‧위선, 양쪽 모두에 지친 필리핀 시민들에게 영화배우 출신 비주류 정치인 조지프 에스트라다는 신선했다. 영화가 만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라는 이미지를 앞세운 에스트라다는 1998년 압도적 표차로 필리핀 13대 대통령이 된다.
취임 1년이 채 못 되어 대통령의 부패와 방탕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여기자 4명이 꾸린 독립 탐사보도 기자 조직 PCIJ도 활동을 시작한다. PCIJ는 대통령과 그 가족들의 불법 취득자산, 고위공직자 자산신고‧주식처분 법규 위반, 카지노 부정 등등 대통령 탄핵 근거가 되는 헌법위반을 확인한다(25~26쪽). 때맞춘 대통령 측근의 메가톤급 폭로는 필리핀을 뒤흔들고 PCIJ 600일간 추적이 만든 뉴스는 최고의 타이밍을 맞는다.
PCIJ 취재를 바탕 삼아, 필리핀 하원은 대통령 탄핵을 발의하고 국영 TV는 골든아워에 탄핵심판을 생중계한다(30쪽). 시민의 바람을 거스른 상원 다수파의 대통령 가명계좌 자료공개 거부는 삽시간에 수천 시민들을 거리로 불러 모은다. 사람들은 1986년 마르코스를 쫓아낸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피플파워’ 기념탑 근처 에드사 광장에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었지만, 또한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32쪽).
그리고 4일 뒤 2001년 1월 20일, 대통령 에스트라다와 그 가족은 뒷문을 통해 대통령궁을 빠져나갔다.
(에스트라다는 필리핀 역사상 체포영장이 발부된 최초 대통령으로 부정축재 관련 혐의 8건으로 기소되어 2007년 9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2007년 10월 25일 대통령 사면을 받아 석방되었다. ‘서민의 친구’ 이미지를 앞세운 에스트라다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여전한 애착은, 소수 귀족가문이 권력과 부를 독점한 필리핀에서 최저 생계비 이하로 살아야 하는 많은 필리핀 국민들의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다. 에스트라다의 아들과 1986년 피플파워로 밀려난 마르코스 대통령의 아들은 현직 상원의원이다.)
쉐일라와 동료들의 집요했던 추적보도는 다시 에스트라다 탄핵 검사들에게 길잡이 노릇을 하면서 필리핀 역사를 새로 쓰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중략)쉐일라가 이끌어온 PCIJ는 1989년 창설 때부터 부정부패에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며 필리핀 언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1993년 부정을 저질렀던 대법원 판사가 이들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쫓겨날 때쯤에는 이미 필리핀 언론의 상징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여는 글(정문태) 중에서
지은이: 쉐일라 코로넬(Sheila Coronel)
필리핀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1982년 필리핀에서 기자가 되어 <필리핀 파노라마(Philippines Panorama)> <마닐라 크로니클(Manila Chronicle)>에서 일했다. 반아키노정부 쿠데타 기사를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가디언(The Guardian)>에 실었다. 1989년 동료들과 PCIJ를 탐사보도에 집중했고 저널리스트들의 탐사 취재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PCIJ는 군사, 빈곤, 부정부패 등 사회문제를 집중 탐사보도했고, 아시아와 필리핀에서 최고 탐사보도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아시아의 언론 노벨상으로 부르는 Ramon Magsaysay상(2003년)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다. 현재 컬럼비아대학 언론대학원 교수이며 Stabile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책임자다.
2. 네팔 왕세자, 왕실을 쏘다_네팔
2001년 아름다운 히말라야 왕국 네팔은 혼란스러웠다. 국민들의 힘겨운 삶을 외면한 정당들은 말싸움으로 날을 보내고 군주제에 반대하는 마오이스트들은 곳곳에서 무력혁명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5월 말, 인도 피가 절반 섞인 네팔 유력 정치인의 딸 데비야니 라나와 결혼하려는 왕세자 계획을 국왕부부가 반대한다는 태풍급 소문이 베일 속 네팔 왕가에서 흘러나왔다. 6월 1일, 반드시 결혼 승낙을 받고자 했던 왕세자는 가족들을 왕궁에 초대했다. 저녁 9시 소총, 엽총, 경기관총을 둘러매고 왕실 가족이 모인 방에 들어온 왕세자는 곧바로 국왕을 쏘았고 이어 여동생, 삼촌, 숙모, 어머니, 남동생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57쪽).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겨눈 총 방아쇠를 당겼다.
6월 2일 오후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국왕과 왕비 사망, 혼수상태인 디펜드라 왕세자 왕위 계승, 왕세자의 삼촌 갸넨드라 섭정이라는 공식발표가 나오자 네팔은 혼란, 충격, 분노에 휩싸였다. 왕세자가 사망하고 갸넨드라가 왕위에 오르며 네팔은 ‘4일 동안 국왕 3명’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59쪽).
사람들은 인기 없는 갸넨드라를 학살 배후로 믿었고 수도 전역에서 그의 국왕 즉위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저자가 발행‧편집하는 격주간지 <히말>은 ‘확인한 사실들’로 특별판을 낸다. 혼란, 루머, 검열이 판치던 시기에 사람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단순한 진실보다 가장 복잡한 음모론에 쏠렸고 어쨌든 새 국왕 갸넨드라에게 참살 사건 책임이 있다고 믿었다.
새 국왕 갸넨드라는 2005년 2월 1일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고 절대왕정 복귀를 시도하나 14개월 만에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피플파워에 밀려 의회를 복원시키고 권력 이양을 발표했다(65쪽).
2001년 참살 사건은 결과적으로 군주제에 대한 전통적 존경심을 앗아갔고, 2008년 네팔은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를 향하고 있다. (2008년 5월 28일 국민이 직접 뽑은 제헌의회는 첫 회기에서 왕정 폐지와 공화국 출범을 결정해 239년간 이어져온 네팔 왕정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7월 21일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네팔국민당(NC)의 람 바란 야다브가, 왕정 폐지를 주도했던 네팔공산당(CPN-M)의 람 라자 프라사드 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이에 네팔공산당은 새 정부 구성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이가 만들었던 ‘제대로 된 신문’의 원칙들은 둘로 갈린 사회로부터 협공당했다. “철지난 왕정독재를 인정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폭력노선을 고집하는 마오이스트를 칭찬해댈 수만도 없었다.”(중략) 그런 쿤다는 세상 모든 언론사들이 하나같이 ‘음모론’을 퍼트리며 마구잡이 떠들어대던 그 ‘왕실학살극(2001년)’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냈다.(중략) 그리고 시민들이 <네팔리 타임스>가 가장 정확하고 정직한 신문임을 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여는 글(정문태) 중에서
지은이: 쿤다 딕시트(Kunda Dixit)
네팔에서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으로 학위를 받았다. BBC, IPS(Inter Press Service)에서 일했다. 1996년 네팔로 돌아가 영어신문 <네팔리 타임스(Nepali Times)>를 창간하고 제 3세계 시각에서 뉴스를 생산․보급하는 <Panos Institute>의 남아시아 지부를 설립해 운영했다. 현재 네팔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네팔어 잡지 <히말 카발파트리카(Himal Khabarpatrika)>와 네팔 최고 영어 잡지 <네팔리 타임즈(Nepali Times)> 발행인이자 편집인이며 카트만두 대학 언론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강의한다. . 1996년 네팔로 돌아가 영어신문 <네팔리 타임스(Nepali Times)>를 창간하고 제 3세계 시각에서 뉴스를 생산․보급하는 <Panos Institute>의 남아시아 지부를 설립해 운영했다. 현재 네팔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네팔어 잡지 <히말 카발파트리카(Himal Khabarpatrika)>와 네팔 최고 영어 잡지 <네팔리 타임즈(Nepali Times)> 발행인이자 편집인이며 카트만두 대학 언론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강의한다.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2008/07/17 10:50

정혜윤 지음 | 김아타 표지 사진 | 12,000원 | 324쪽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었던 독특한 한 권의 책
인터뷰와 독서 에세이의 절묘한 만남
삶의 결정적 순간들을 책으로 만나본다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
<책 소개>
정혜윤 PD가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의 이야기.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인생을 책으로 엮어본 작은 전기이다. 한 개인이 책과 만나는 지점에 관한 이야기가 주축이 되고 있다. 정혜윤, 인터뷰이, 책이라는 세 명의 주인공이 균형감 있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번 작품의 방점은 무엇보다 책에 있다. 인터뷰이들의 삶을 바꾼 책들을 통해 그를 이해하는 동시에 그 너머에 있는 책을 만난다.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책에 대한 헌사로 시작하는 정신에 대한 헌사
_당신을 만든 책은 무엇인가?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라는 부제가 붙은 《침대와 책》으로 독서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정혜윤, 그의 두 번째 에세이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2007년 10월부터 온라인 서점 예스24 웹진에 연재한 칼럼을 묶은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독특한 개성의 인물 11명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하지만 이 책은 평범한 인터뷰집이 아니다. 저자는 ‘당신을 만든 책은 무엇인가’라는 독특한 주제의 인터뷰를 통해 한 인물의 정신적 행로를 그려 보이고 있다. 짧은 텍스트 안에 응축된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문학적, 사상적, 철학적 시발점을 만나는 즐거움과 동시에 책에 대한 각자의 독특한 감수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책 전반을 관통하는 아련한 분위기―다락방에서 책을 읽는 어린 활자중독자들의 내면세계―를 담담하게 연출한 표지 사진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김아타가 촬영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책을 읽었을까?
_우리 시대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 11인’,
그들 삶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쥐다
우리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 문소리, 신랄한 비판과 풍자의 대명사 진중권, 첫 장편소설로 폭발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젊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차세대 유망주 정이현……, 도대체 그들은 어떤 시간을 통과해왔기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일까?
저자는 이 질문의 해답을 그들이 읽은 책에서 찾고 있다. 현재 그들이 다다른 지점에 이르기까지 점점이 박혀 있는 삶의 결정적 순간들을 책과 연관시켜 그들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 이 책에서는 낯익은 작품 속의 인물들과 주제, 작가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인터뷰이가 살아가면서 느꼈던 아픔과 고통, 깨달음과 자연스레 어우러지고 있다. 공식적인 발언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인터뷰이 개개인의 비밀스럽고 사적인 체험들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책에 기대어 그 실체를 드러낸다. 독자는 진중권의 신랄한 비판적 정신이 마크 트웨인에 빚지고 있음을, 변영주의 우렁찬 목소리 뒤에 김지하의 시가 있음을, 임순례의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 저변에 제인 구달과 소로우의 철학이 깃들어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이진경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책이 《벽암록》이고, 박노자가 첫 번째로 꼽는 책이 《장자》이고, 변영주가 인생의 교훈을 얻은 책이 《슬램 덩크》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들의 숨겨진 일면에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책, 그것은 결국 소통이다
_한 인물의 개인적인 독서를 넘어선 책에 대한 오마주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혜윤은 소설과 시를 비롯해 고전과 인문서, 베스트셀러 등 국내외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는 깊은 책 읽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사적인 독서 체험을 확장시켜 소통으로 가는 길을 모색했다. 동일한 책을 매개로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책에 관한 수다(?)는 책의 다양한 해석 가능성과 이를 통한 존재의 다양한 실존 가능성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는 책과 책이 겹쳐지면서 만들어지는 섬세한 결을 통해 한 인물의 개성을 오롯이 드러내 보이는데, 그녀만의 독특한 인물 해석은 가히 독창적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동일한 책에 다다르는 다양한 길(임순례와 정이현은 둘 다 폴 오스터를 사랑했지만 그들이 폴 오스터의 작품에 공명하는 부분은 상이하다)에 관한 이야기는 한 개인의 주관성과 책의 객관성이 은밀하게 섞이면서 형성되는 유니크한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때 형성된 세계는 한 개인의 정신세계를 넘어서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때론 한없이 유쾌하고, 때론 지독히 엄숙한 독서 여정은 한 개인이 책을 통해 한 시대와 교우하면서 온몸으로 구현해낸 지난 시대의 아픔과 환희를 그려 보이고 있다.
활자중독증에 걸린 책벌레들, 그들의 유별난 감수성을 만나다
_독서, 그 순수한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는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이 독서라는 행위의 순수한 즐거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하고, 다른 세계를 만났던 이야기는 책이라는 존재가 삶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들을 증거한다. 책의 무게에 압도되지 않고, 오히려 책을 자유롭게 이용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간 이야기. 책과 만나고 그 책을 통해 다시 세상과 만난 이들의 이야기. 특히 활자가 그들의 시선을, 마음을 사로잡았던 순간의 이야기는 순수한 독서의 즐거움을 잊어버린 이들에게 아스라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아울러 인터뷰 중간 중간에 자신만의 독서 방법을 소개하고 있기에 장서가나 애서가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지은이 및 표지 사진작가 소개>
지은이: 정혜윤
책 좋아하는 사람이랑 수다 떨기, 책에 나오는 남자주인공 사랑하기, 책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따라 하기, 책에 나오는 음료와 음식 먹어보기, 책에 나오는 음악 찾아 듣기, 책이 알려주는 장소 가보기, 읽었으면 행동하기 등 자칭 ‘책 행동학’(?)의 창시자이고 싶어 한다.
<김어준의 저공비행>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행복한 책읽기>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휴먼다큐 등을 기획?제작한 시사다큐 전문 프로듀서로, 현재 <시사자키>와 <뉴스쇼 스페셜-책과 문화>를 담당하고 있다.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라는 부제가 붙은 《침대와 책》으로 독서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표지 사진: 김아타
현대미술의 본거지 뉴욕을 뒤흔든 세계적인 사진작가. ‘나(self, ego)와 존재’에 대한 관심을 담은 ‘세계-내-존재(世界-內-存在)’ 시리즈, 관념으로부터의 해체를 담은 ‘해체(Deconstruction)’ 시리즈, 유리 박스 안에 성과 폭력, 이데올로기 등을 담은 ‘사적인 박물관The Museum Project’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뉴욕, 베이징, 상하이, 인디아 등을 오가며 시간 속에서 사라짐으로써 존재하는 것에 대한 탐구 정신을 담은 ‘ON-AIR 프로젝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목차
진중권 _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정이현 _불안으로 가득한 삶 안에 숨어 있는 열정
공지영 _세상과 자신 사이의 화해, 나는 살기 위해서 읽었다
김탁환 _한 권의 책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
임순례 _어떤 인물도 딱히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
은희경 _읽었던 것들의 지혜가 끝나는 순간의 새로운 깨달음
이진경 _저는 내면이 없는 인간이에요.
변영주 _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신경숙 _한 시절의 순수를 찾아서 자기 자신을 소모해버린 끝의 긍정
문소리 _빛은 내부에서 온다
박노자 _불교와 장자에 심취한 사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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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은 자신의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 수록된 「고독의 발견」에 doors의 노래 ‘people are strange’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한 편을 끼워 넣었다. 그 문장들은 이렇다.
네가 이방인일 때 사람들은 낯선 존재가 된다
네가 혼자일 때 타인의 얼굴을 모두 추악해 보인다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을 때 여자들은 모두 사악하다 네가 힘들 때는 걷는 거리조차 울퉁불퉁하다 아무도 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네가 낯선 존재일 때, 네가 낯선 존재일 때 - doors의 <people are strange>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엔 문이 있다. - 윌리엄 블레이크
완벽하지 않은 왕자는 우리에게 그를 비웃으라고 등장하는 게 아니다. 그를 통해 분수를 지키라거나 룰을 지키라는 교훈을 얻으라고 등장하는 게 아니다. 우린 단점과 약점으로 서로를 위로하란 걸 알려주려고 등장하는 거다. 은희경은 고학년이 될 때까진 학교 도서관의 책을 굉장히 많이 봤는데 2층 맨 구석에 있던 2학년 1반 옆 교실의 어린이도서관 자리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게 그 뒤론 그렇게 도서실이란 걸 열심히 다닌 일이 한 번도 없어서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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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 이 사람들의 사상과 주관을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 책들에 관한 이야기! 좀 두서없는 글 진행방식에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내용 자체만 놓고 보자면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 덕분에 읽고 싶은 책이 몇십권 늘어버리기도 했지만...-_-
마음읽기 :: 2008/07/17 10:40

윌리엄 이케스 지음 | 권석만 옮김 | 376쪽 | 18,000원 | 2008년 6월 3일 발행
공감(共感), 관계를 여는 인간의 여섯 번째 감각
공감 정확도 연구의 선구자 윌리엄 이케스가 말하는 마음 읽기의 과학
오래 산 부부일수록 공감 정확도가 떨어진다
여자의 직감력은 재해석되어야 한다
불행한 부부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공감을 적당히 회피하는 지혜가 관계를 지킨다
1. 도서 소개
태어나는 순간부터 타인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인간에게 타인의 마음을 읽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empathy)’은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다. 자폐증 환자가 자기 삶을 책임지지 못하고 사회 안으로 쉽사리 들어올 수 없듯이, 타인의 마음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는 삶의 모습과 질을 크게 좌우한다. 그렇다면 이 공감 능력을 측정할 수도 있을까? 그 결과가 인간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마음 읽기》는 공감이라는 심리 활동의 원리를 밝히고, 그 능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여 마음 읽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목적에서 쓰인 책이다.
저자 윌리엄 이케스는 인간관계 연구의 권위자이자 공감 정확도 연구의 선구자로, 미리 짜인 각본에 따라 진행되는 기존의 실험사회심리학에 반감을 느끼고 연구자의 조작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비디오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두 참가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비디오로 녹화한 다음, 각자에게 녹화 테이프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거나 감정을 느꼈던 순간마다 비디오를 정지하고 그 내용을 적게 한다.
그다음에는 같은 방식으로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하여 적게 한다. 이렇게 얻은 실제 생각/감정과 서로가 추측한 생각/감정의 유사성을 수치화한 결과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조합 및 합산하여 백분율 정확도 점수로 환산한다. 이것이 곧 그 사람의 ‘공감 정확도 점수’가 된다. 이 책은 30년 이상 이 실험을 정교하게 다듬어온 이케스의 연구 여정을 따라가며, ‘마음 읽기’라는 주제가 심리학이라는 과학의 영역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 이케스는 자신이 고안한 비디오 실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마음 읽기’라는 주제의 다양한 측면을 연구했다. 정말 여자가 남자보다 타인의 마음을 잘 읽을까? 쌍둥이들은 텔레파시가 통할까? 상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으면 반드시 관계가 좋아질까? 이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실험 결과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일상의 통념을 명쾌하게 증명해주기도 하고, 철저하게 뒤집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 촘촘히 엮인 증명과 반증의 과정을 따라가며 근거 없이 통용되는 ‘심리학 상식’을 바로잡고, 한층 과학적인 마음 읽기의 기술을 만날 수 있다.
2. 출간 의의
공감 능력의 부재가 초래한 위험 사회
안양 초등학생 납치 피살 사건, 남대문 방화, 유영철 연쇄 살인 사건 등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범죄의 본질적인 원인은 ‘공감 능력의 부재’였다. 범인들은 사람을 때리거나 죽일 때 죄의식은 물론 슬픔이나 고통, 심지어 긴장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정신의학 용어로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타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거나, 뚜렷한 동기도 없이 엽기적 범죄를 저지른다. 인간의 공감 능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문제는 대인관계의 차원을 넘어 사회의 안전과도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공감 능력도 정확한 측정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공감 능력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지만, 심리 활동의 일종인 공감을 어떻게 객관화하여 분석하고 개발해야 할지 구체적인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마음 읽기》는 인간의 공감 능력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그 원리와 필요조건을 밝혀내기 위한 30여 년에 걸친 시도와 그 결과를 담은 책으로,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기초적인 지식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심리학은 독심술이 아니라 과학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심리학자이자 윌리엄 이케스의 스승인 엘리엇 애런슨은 이 책을 위한 추천사에서 자신이 실제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심리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유머러스하게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이라고 하면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독심술과도 같은 능력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그는 이케스를 이런 일반적인 기대를 정교한 실험을 통해 연구해온 진지한 과학자라고 평가하며,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마음 읽기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 추천의 글
이 책은 우리 인간이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우리의 마음 밖에 존재하는 타인과 어떻게 ‘심리적인 접촉’을 하게 되는지, 우리가 어떻게 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지,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친밀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관한 물음을 다루고 있다. _ 권석만(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알게 되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마음 읽기에 관한 과학적 연구들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_ 엘리엇 애런슨(《사회심리학》 저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100인)
4.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윌리엄 이케스(William Ickes)
미국의 사회심리학자로 현재 텍사스 대학 알링턴 캠퍼스의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사회적 상황에서의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적 상호 작용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친밀한 인간관계, 문화와 종족, 대인 관계의 과정, 사회적 인지 등의 주제를 연구해왔다. 공감 정확도 연구의 선구자로서 대인 관계 국제 네트워크에서 수여하는 버셰이드/햇필드상(1997년), 대인 관계 연구를 위한 국제 학회에서 수여하는 새로운 공헌상(1998년)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공감 정확도》《양립 관계와 대립 관계》가 있다.
역자 : 권석만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임상심리 수련 과정을 이수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상심리 전문가 및 정신보건 임상심리사(1급)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현대 이상심리학》《인간관계의 심리학》《우울증》《자기애성 성격장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인지치료의 창시자 아론 벡》《단기심리치료》《심리도식치료》《정신분석적 사례 이해》《정신분석적 심리치료》 등이 있다.






